(스포일러가 일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자막은 포스트 맨 하단에 있습니다.)
미국 넷플릭스의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House of Cards) 시즌2 입니다. 케빈 스페이시의 연기는 보면 볼수록 훌륭하네요. 작품 자체도 드라마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의 퀄리티를 보여줍니다. 드라마 내의 복선도 복선이지만 그보다 더 훌륭한 건 배우들의 연기와 짜임새있는 구성이 아닌가 싶습니다. 다각도에서 출중한 퀄리티를 보여주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깊은 부분은 카메라를 직접 보고 이야기하는 케빈 스페이시의 대사들입니다.
[하우스 오브 카드], 케빈 스페이시의 섬뜩한 시선
극중에서 '프랭크 언더우드' 역할을 맡은 케빈 스페이시는, 시종일관 무표정한 얼굴로 다닙니다. 그러다가 한번씩 힐끔 카메라를 보면서 자기 생각을 이야기합니다. 장면만 보면 거울에 비친 자신에게 이야기하는 것 같기도 하고, 극의 구조를 보면 시청자에게 전지적 작가 시점에서 극을 볼 수 있는 특권을 주는 것 같기도 합니다. 어떤 면에서는 너무 직접적으로 쳐다보는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화면을 뚫어져라 보면서 이야기합니다. 이렇게 극중 캐릭터의 생각을 독백형식이 아니라 전달식 화법으로 이야기하면 시청자 입장에서는 당황할수도 있습니다. 오히려 극을 보는 재미가 반감될 우려도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주관적으로 평가했을 때에는 이런 장치가 [하우스 오브 카드]의 극중 이해도를 현저하게 높여주는 장치가 되는 것 같습니다. 그 섬뜩한 시선이 시청자에게는 득이 되는 셈이죠.
그의 악행에는 이유가 있다
[하우스 오브 카드]는 다큐멘터리가 아닙니다. 그렇다고 모큐멘터리도 아닙니다. 뉴스는 더더욱 아닙니다. 엄연히 극의 형태를 가진 드라마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극중 캐릭터로부터 직접적인 시선을 받으면 시청자는 깜짝 놀랍니다. '이건 뭐지?' 라는 생각이 들게 되겠죠. 그러나 이내 '프랭크'가 이렇게 설명 해 주는 이유를 알게 됩니다. 그가 누군가에게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싶어 한다는 것도 함께 말이죠.
약간은 생소할 수 있는 이 '눈맞춤' 장치를 통해서 시청자는 '프랭크 언더우드'의 머리속을 들여다보게 됩니다. 그가 어떤 의도로 행동하는지, 도대체 누구 좋자고 저런 악행을 하는지에 대해 시청자가 직접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것이죠. 그래서 이 장치는 큰 의미가 있습니다. [하우스 오브 카드]는 정계에서 벌어지는 암투를 적나라하게 다룬 드라마입니다. 일반인들이 들어가 본 적도 없는 국회와 백악관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루다 보니, 용어나 시스템 등이 생소할 수 밖에 없습니다. 용어와 시스템을 모르는 상태에서 시청하게 되면 극의 이해도가 현저하게 떨어질 수 밖에 없겠죠. 하지만 이런 '눈맞춤'과 대사들을 통해 우리는 극중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숨겨진 카드, 기묘한 동질감
극중 '프랭크 언더우드'는 정말 악행들을 서슴없이 저지릅니다. 그리고 관객을 바라보면서 이렇게 말하죠. '저 놈이 나를 배신했어'. 우리는 '프랭크'의 말과 눈빛을 보며, 그의 행동을 무력하게 바라보면서 그와 공범이 됩니다. 극이 진행됨에 따라, 우리 속에 있는 악한 생각들을 '프랭크'가 대신 나서서 처리 해 주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더이상 그를 비난할 수 없게 되죠.
겉으로 웃으면서 뒤돌아서 내 뒤통수를 치는 그들에게 지금까지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하우스 오브 카드]를 시청하면서 우리는 '프랭크'를 통한 묘한 대리만족을 느끼게 됩니다. '심증은 있으나 물증은 없는' 상황에서도 즉시 보복하는 '프랭크'. 그런 그를 통해서 우리는 마음 속 깊은 곳의 시원함을 느낍니다. '영원한 친구가 없는 정치계에서 당연한 일이다' 라는 나즈막한 정당화와 함께 말이죠.
우리는 [하우스 오브 카드] 속의 '프랭크 언더우드'를 보며 때로는 세 수, 네 수를 앞서 내다보는 그의 눈에 감탄합니다. 그는 옳고 그름을 떠나서 보면 경이로운 사람입니다. 마치 포커를 하듯, 자신의 수를 숨기고 있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숨겨진 카드를 꺼내서 펼쳐보입니다. 그리고 그는 말합니다. '이건 당연한거야' 라고.
성경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여자를 보고 음욕을 품는 자마다 마음에 이미 간음하였느니라"
'프랭크'의 생각은 시종일관 극악하지만, 잔인하도록 솔직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 속에도 그것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우스 오브 카드] 시즌2는 미드팬과 영화팬 모두가 꼭 봐야 할 시리즈물입니다.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하우스 오브 카드] 시즌2 전편의 한글자막을 첨부합니다. 원작자의 자막을 수정 없이 재배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압축을 풀고 사용하시면 됩니다. 영상에 따라서는 싱크를 맞추셔야 할 수도 있습니다.
House.Of.Cards.S02.Season2.zip
[하우스 오브 카드] 시즌1을 복습하실 분들은 이전 포스트를 참조하세요!
2014/04/28 - [미국드라마] - 하우스 오브 카드(House of Cards) 시즌1, 시퍼렇게 날이 선 정치 드라마 (전편 한글자막 첨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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