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가 일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한글자막은 포스트 맨 하단에 있습니다.)
HBO의 시리즈 [밴드 오브 브라더스]가 에미상을 휩쓴 기염을 토한 이후, 스티븐 스필버그와 톰 행크스가 다시 힘을 모아 제작한 전쟁 시리즈물이 있습니다. 바로 [더 퍼시픽]입니다. 이미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에서 합을 맞춘 적이 있는 스티븐 스필버그와 톰 행크스는 HBO의 시리즈 [밴드 오브 브라더스]에서 현실감과 몰입도, 흥행과 작품성의 두 마리 토끼를 잡았습니다. 그리고 2010년에 발표한 시리즈가 [더 퍼시픽](The Pacific)입니다.
[더 퍼시픽]은 제목을 그대로 번역하면 '태평양' 입니다. [더 퍼시픽]이 바로 태평양 전쟁을 다룬 드라마이기 때문입니다. 태평양 전쟁은 세계사를 공부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기억할만한 유명한 전쟁입니다. 주인공 '유진 슬레지(조셉 마젤로 분)'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더 퍼시픽]은 [밴드 오브 브라더스]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로 펼쳐집니다.
2014/05/12 - [Media/미국드라마] - 밴드 오브 브라더스, 명작 전쟁 미드 (전편 한글자막 첨부)
[더 퍼시픽]은 전쟁의 밑바닥, 참혹함과 잔인함을 집중적으로 조명합니다. 이유도 없이 죽어가는 사람들과, 순진하고 섬세했던 청년 '유진 슬레지'가 변해가는 모습, 일본군의 잔혹한 만행들이 그려지면서 '막장'으로서의 전쟁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밴드 오브 브라더스]에서 이지 중대가 여유롭게 야구를 즐기던 모습 같은 것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자살공격을 밥먹듯이 감행하고, 민간인을 방패로 삼는 일본군의 막장 전투가 전쟁의 잔혹함을 더욱 섬뜩하게 보여줍니다.
그래서인지 미국내에서도 [더 퍼시픽]은 전작인 [밴드 오브 브라더스]만큼 큰 인기를 끌지 못했습니다. [더 퍼시픽]은 [밴드 오브 브라더스]의 1/3 정도의 시청율밖에 확보하지 못했고, 전작만큼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지도 못했습니다. 비에 젖고 전염병에 걸려 죽어가는 미군과 사람이기를 포기한 일본군의 막장전투를 보는 것이 유쾌하지 않았던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퍼시픽]은 [밴드 오브 브라더스]를 잇는 전쟁 미드의 두 번째 전설이라고 칭할 만 합니다. 제작과정과 철저한 고증은 물론이고, 절대적 고통 속에서 인간이 겪는 내면적 변화를 집중적으로 묘사했다는 점에서도 탁월한 작품입니다. '이오지마 전투'를 재현하는 과정에서는 촬영지에서 수 Km 떨어진 곳에도 폭팔음을 계속 발생시킴으로써 현실감을 극대화했다고 합니다. 그만큼 작품에 공을 들였다는 이야기입니다.
작품의 디테일만큼 인물들의 내면묘사도 굉장히 섬세합니다. 특히 청년 '유진 슬레지'가 전쟁 속에서 변해가는 모습을 가장 섬세하게 조명하고 있죠. 그리고 그의 변해가는 모습을 통해 [더 퍼시픽]은 10부작 시리즈를 관통하는 주제를 표현합니다. 바로 전쟁의 참혹함, 그리고 그 속에서 고통받는 '사람'들의 모습이죠.
[더 퍼시픽]은 전쟁영화 팬들은 물론 모든 사람들이 한 번 쯤 보고 느껴보아야 할 시리즈물입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오히려 전작인 [밴드 오브 브라더스]를 능가하는 작품이 [더 퍼시픽] 입니다. [더 퍼시픽]의 전편 한글 자막을 첨부하면서 글을 맺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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