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경촬영 7계명. <남들이 부러워하는 사진> part5.

수동촬영의 로망. 거기에 야경의 감성을 더해서.

 수동으로 야경을 촬영한다는 것, 모든 사진 입문자들의 로망 아닐까요? 야경이라 하면 흔히 흔들려서 뭉개진 사진, 혹은 야경이라고 부르기 민망한 사진, 혹은 노출이 맞지 않아서 알아보기 힘든 사진들이 대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사람들이야 어렵지 않게 야경을 촬영할 수 있겠지만, 당췌 처음 카메라를 접하고, 처음 렌즈교환식 카메라를 만져 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여간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저 또한 처음 카메라를 접했을 당시에는 야경이 뭔지 들어만 보았을 뿐이었고 남의 사진을 보기만 했을 뿐이었는데요, 어느덧 이렇게 포스팅까지 할 정도가 되었네요. 물론 제 실력이 뛰어나다는 말은 아닙니다. 단지 처음 사진에 입문하는 사람들에게 조금 도움이 될 수준정도 되었다는거죠.

야경촬영의 필수 아이템 - 삼각대

잡론이 좀 길었습니다. 가끔 저는 이런 질문을 받습니다.

야경을 잘 찍으려면 어떻게 카메라를 셋팅해야 돼?'

제 대답은 이렇습니다.

'삼각대를 사세요'

그렇습니다. 야경촬영에 삼각대는 필수입니다. 혹시 당신께서 3초 이상 미세한 떨림도 없이 카메라를 쥐고 있을 수 있는 능력이 있으시다면 모르겠지만, 아니라면 야경촬영시에 삼각대를 필수로 챙기셔야 합니다. 어딘가 기대어서, 카메라를 구조물 위에 올려두고 찍는 등의 임시방편은 가능하겠지만 원하는 구도로 원하는 장면을 촬영하고 싶으시다면 삼각대 없이는 매우 어렵습니다. 삼각대는 카메라와 렌즈의 크기, 삼각대 자체의 재질에 따라 굉장히 많은 종류가 있습니다만, 기본적으로 헤드를 분리할 수 없는 저가형을 구입했거나, 카메라가 심히 무거운 경우를 제외하면 대부분 그냥저냥 쓸 만 합니다. 삼각대로 욕심 부려도 출혈이 엄청나다는 사실.. 기억하시고 적당한 가격대의 삼각대를 구입하시기 바랍니다.

야경촬영의 사전 준비 - 촬영포인트

우스개로, 카메라가 없다면 야경은 당연히 못찍겠죠? 일단 카메라와 삼각대를 준비하시고, 다음은 야경포인트를 찾아야 합니다. 좋은 촬영 포인트에서 좋은 사진이 나옵니다. 야경이라는 단어가 밤의 풍경이라는 뜻이듯 좋은 포인트에서 멋진 밤풍경을 담아내는 시도가 정석적 접근이라고 하겠습니다. 서울토박이인 저의 경우에는 동작대교와 남산의 포토아일랜드를 촬영포인트로 잡고 촬영했습니다. 먼저 남산에서 촬영한 사진을 볼까요?

panasonic GF1 / Lumix G 20mm F1.7 / F16 / 40sec

심도를 고려해서 F값을 16에 두고 장노출로 촬영했습니다. 극단적인 조리개값으로 인해 화질은 오히려 떨어졌습니다. 조리개 값이 낮으면 피사계 심도가 얕아서 전체적인 풍경에 초점을 맞출 수 없습니다. 따라서 조리개값을 높여줌으로 모든 영역에 초점이 맞도록 해 주었습니다. 조리개값이 올라감에 따라서 셔터속도는 느려졌습니다. 카메라와 삼각대만 있다면, 누구나 쉽게 찍을 수 있는 사진입니다. 40초의 인내력만 가지고 있다면요.

panasonic GF1 / Lumix G 20mm F1.7 / F16 / 40sec

역시 심도를 고려하여 조리개값을 극단적으로 올려주었습니다. 빛의 회절현상에 따른 화질저하 때문에 F8-F11사이의 적정 조리개값으로 촬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제 경우엔 심도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지라 이렇게 촬영하였습니다. 심도나 셔터속도 등에 관한 이야기는 이전 포스트를 참조하시면 됩니다.

2013/05/25 - [사진] - 남들이 부러워하는 사진 - part4. 셔터속도와 조리개의 관계, 그리고 ISO.

인물사진이나 피사체를 부각시키기 위한 사진은 피사계심도가 얕은 촬영이 좋습니다. 그래야 배경을 배제하고 피사체를 부각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야경을 비롯한 풍경 사진은 조금 다릅니다. 배경과 피사체를 따로 구분하는 것이 아니라 배경이 곧 피사체이기 때문에 모든 영역에 걸쳐서 고르게 초점이 맞아야 합니다. 따라서 피사계심도를 깊게 만들기 위해서 조리개값을 올려주어야 합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조리개를 극단적으로 조여주게(값을 높여주게)되면 사진의 화질이 오히려 저하되는 결과를 낳기도 합니다. 조리개값을 F8-F11 정도로 둘 것인지, 더 깊은 심도로 촬영할 것인지는 개인의 선택입니다.

panasonic GF1 / Lumix G 20mm F1.7 / F16 / 8sec

동작대교입니다. UV필터를 제거하지 않고 촬영한 사진입니다. 야경사진을 촬영할 때에는 빛에 의한 고스트 현상이 발생하기도 하며, 사진의 품질을 저하시킬 수 있기 때문에 필터는 제거하고 촬영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위 사진에서 볼 수 있는 빛 갈라짐 현상은 조리개값을 높여주면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조리개의 날 수에 따라서 빛의 갈라짐이 많아지기도 적어지기도 합니다. 빛 갈라짐 현상은 광원에 한해서만 나타나는 야경촬영시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자동차의 헤드라이트 궤적도 볼 수 있겠네요. 전철이 지나가는 궤적도 볼 수 있구요. 이렇게 궤적이 촬영되는 사진은 앞선 포스트에서도 밝혔듯이 셔터속도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자동차가 움직인 순간동안 셔터를 열어두고 있으면 자동차의 궤적이 촬영되는 간단한 원리입니다. 이것은 마치 어두운 환경에서 사진을 찍을 때 사진이 흔들려서 뭉개져 나오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삼각대로 고정하고 셔터를 열어둔다면 궤적을 선명하게 촬영할 수 있지만, 카메라를 손에 들고 셔터를 열어두면 손의 흔들림에 따라 사진이 흔들리기 때문에 뭉개지는 것 뿐이죠. 

셔터의 원리는 이전 포스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2013/05/25 - [사진] - 남들이 부러워하는 사진 - part4. 셔터속도와 조리개의 관계, 그리고 ISO.

정리하면, 높은 심도와 빛 갈라짐 현상을 위해 조리개를 조여주고, 셔터속도를 늦춰주어 노출을 맞춥니다. 이 때 차량 헤드라이트의 궤적 등은 느린 셔터속도로 인해 자연스럽게 함께 담기게 됩니다.

panasonic GF1 / Lumix G 20mm F1.7 / F16 / 15sec

동작대교 포토아일랜드 자리에 위치한 노을카페 실내입니다. 트리가 예쁘게 빛나는 모습을 강조하기 위해서 마치 야경을 촬영하듯이 조리개를 조여주었습니다. 트리쪽을 자세히 보면 트리의 전구마다 빛 갈라짐 현상이 도드라지게 나타납니다. 덕분에 실제 눈으로 보는 것 보다 더 아름답게 촬영되었습니다. 빛 갈라짐 현상 덕분에요. 이렇게 어두운 실내 풍경을 찍을 때에도 전구 등의 광원이 있다면 조리개를 조여주고 촬영 해 보세요. 훨씬 아름답게 나오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panasonic GF1 / Lumix G 20mm F1.7 / F16 / 2sec

명동입니다. 미친척하고 사람들 지나다니는 중간에서 찍었습니다. 역시 삼각대로 고정시켜 둔 상태에서 촬영하였습니다. 이번엔 사람들의 궤적이 보입니다. 밤에도 신나게 명동을 활보하는 사람들의 느낌을 살리고자 궤적을 담았습니다. 여친있는 DSLR 유저는 한번씩 시도해본다는 사람 궤적 사이에 멀쭘한 여친 사진, 이런 방법으로 찍으면 됩니다. 사람들은 움직이고 여친만 가만있고, 셔터속도를 늦추면 된다는 사실.

또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바로 셔터를 누르는 순간의 손떨림인데요, 삼각대를 갖추고 좋은 포인트에서 조리개를 조이고 셔터속도를 늦추고 필터를 제거한 상태에서 사진을 촬영하더라도! 빼먹어서는 안되는 중요한 세팅인데요, 사람의 손이 셔터를 누르는 순간, 카메라는 흔들리게 됩니다. 카메라가 흔들리면 사진이 흔들린다는 거죠. 흔들리지 않기 위해서 삼각대를 장만했는데, 셔터를 누르다가 카메라가 흔들리면 사진이 미세하게 뭉그러지게 됩니다. 따라서, 셔터릴리즈를 사용해서 촬영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셔터릴리즈는 기기별로 다른 종류를 사용하는데, 웹에서 자신의 기종에 맞는 셔터릴리즈를 검색 해 보면 됩니다.

그러나 셔터릴리즈를 굳이 사기 아깝다면, 셀프타이머를 이용한 촬영방법도 있습니다. 모든 셋팅을 맞추고 셔터를 누르기 전에, 셀프타이머를 2초나 5초정도로 맞춰두시고 셔터를 누르시면, 일정시간 후에 자동으로 셔터가 올라가기 때문에 손으로 인한 떨림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하나 덧붙이면, 손떨림 방지 기능은 무조건 끄시기를. 이건 해 보시면 압니다.

- 야경촬영 7가지 팁 -

1. 삼각대를 산다.

2. 야경 찍기 좋은 포인트를 물색한다.

3. 조리개는 조여준다.

4. 셔터속도는 늦춰준다.

5. 필터를 제거한다.

6. 손떨림방지는 꺼둔다.

7. 셔터릴리즈 혹은 셀프타이머를 이용하여 촬영한다.

이정도 알고 출발하면, 야경촬영엔 문제 없습니다! 야경촬영을 하실 때, 한 장만 딱 찍는 것 보다는 여러가지 셋팅으로 여러 장의 사진을 촬영 해 보시는게 실력 향상에도 도움이 되고 좋은 사진을 건지는데도 도움이 됩니다. 명심하시기를. 즐거운 야경 촬영 되시기 바랍니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