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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dia/영화

[리뷰]로스트 라이언즈(Lions For Lambs), 정치가 아니라 상식을 논한다.



로스트 라이언즈(Lost Lions)? 무슨 뜻인가?

 [로스트 라이언즈]는 영어로 [Lost Lions]라고 씁니다. 그런데 사실 영어버전 원작 제목을 보면 Lost Lions가 아니라 Lions for Lambs 라는 제목으로 표기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Lost Lions를 직역하면 [잃어버린 사자들], 혹은 [길 잃은 사자들], 혹은 [행방불명된 사자들]이라는 정도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에 반해 영화의 원제 [Lions for Lambs]는 2차대전의 독일군들이 영국군들을 두고 하던 말이라고 합니다. 독일의 한 장교가 '영국군들은 사자와 같이 용맹하였지만, 그들을 이끄는 영국군의 수뇌부는 양과 같이 우둔했다' 고 말했다고 합니다. '우둔한 양들 때문에 용맹한 사자들이 희생당한다' 는 의미를 내포한 제목입니다. 등장인물은 감독이자 주연인 로버트 레드포드(Robert Redford, 스티븐 말리 역), 메릴 스트립(Meryl Streep, 재닌 로스 역), 톰 크루즈(Tom Cruise, 재스퍼 어빙 역), 마이클 페나(Michael Pena, 어니스트 로드리게즈 역), 앤드류 가필드(Andrew Garfield, 토드 헤이즈 역), 데릭 루크(Derek Luke, 아리안 핀츠 역) 등입니다. 대충 봐도 캐스팅이 탄탄합니다. 로버트 레드포드 뿐 아니라 실력있는 배우 톰 크루즈와 메릴 스트립 등이 메인 캐스팅이며,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으로 잘 알려진 배우 앤드류 가필드도 열연합니다. 

 얼핏 캐스팅만 보면 블록버스터급 스릴러 영화로 오해하기 쉽습니다. 워낙 유명한 배우들이 등장하기 때문이죠. 그러나 실제 영화는 그렇지 않습니다. 극 전개는 오히려 [선셋 리미티드](2011)가 이 영화를 보고 배우지 않았나 싶을 정도의 대화 중심적 전개입니다. 흥행을 목표로 했다기 보다는 정치적 성향을 보이는 영화이기 때문에 이런 전개를 선택한 것 같습니다.



감독이자 주연, 혼자서도 잘하는 로버트 레드포드

 로버트 레드포드, 들어보신 적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로버트 레드포드는 [위대한 개츠비](1974), [아웃 오브 아프리카](1985), 등의 국내에도 잘 알려진 명작 영화의 주연이자 [흐르는 강물처럼](1992)등의 영화를 연출한 영화 제작자입니다. 선댄스 인스티튜트의 설립자이자 선댄스 영화제의 창시자이기도 한 그는, 1958년 드라마 [Perry Mason]으로 데뷔한 이후 지금까지도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36년생 '영감님'급 영화배우입니다. 로버트의 딸 에이미 레드포드도 영화감독 겸 배우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진보적 정치 성향과 환경운동가로서의 활동 등 다양한 사회 참여활동을 현재까지도 왕성하게 하고 있는 배우라고 하겠습니다.

 이 영화 [로스트 라이언즈]에서도 로버트는 감독 겸 주연으로 영화를 이끌어 갑니다. '잘 생긴 할아버지'의 이미지가 극 중 교수 역할과 맞아 떨어져서 배우와 역할 간의 이질감이 적습니다. 실제로 다양한 분야에서 행동가적 면모를 보이는 그의 평소 이미지도 이상적 논리를 펼치며 행동할 것을 독려하는 '스티븐 말리 교수'의 극 중 이미지와 유사합니다. 

 극중 '스티븐 말리 교수'는 마치 정치나 나랏일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게 '참여하라'고 메시지를 보내는 듯 합니다. 무엇이 옳은 것인지,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나즈막히 말합니다. 작은 목소리로 이야기하는 선동가라고 표현하면 맞겠네요. 물론 여기서 선동가라는 표현은 부정적인 의미가 아닌 긍정적 의미에서의 선동가입니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의 메릴 스트립, 그녀에겐 이 역할이 어울린다

 메릴 스트립은 국내 팬들에겐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2006), [맘마미아!](2008)를 통해 잘 알려진 배우입니다. 메릴 스트립은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날카롭고 매서운 패션잡지사 간부 '미란다 프리슬리' 역에서부터 [맘마미아!]의 감성적인 엄마 '도나' 역할까지 다양한 연기 스펙트럼을 선보이며 연기력을 뽐냅니다. 그러나 개인적인 견해로는 차갑고 강인한 여성의 역할에 더욱 잘 어울리는 배우라고 생각합니다.

 프레드 진네만 감독의 [줄리아](1977)로 데뷔한 그녀는, 본래 오페라 가수가 꿈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맘마미아!]에서 보여준 가창력이 보통이 아니었죠. 로버트 레드포드보다 늦게 데뷔했지만 그녀의 작품은 40작품을 훌쩍 뛰어넘습니다. 다양한 작품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한 노련한 배우로서, [로스트 라이언즈]에서 보여주는 그녀의 연기는 매우 인상적입니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보여주었던 차갑고 날카로운, 어찌 보면 무섭기까지 한 그녀의 연기가 [로스트 라이언즈]에서는 농익은 기자 '재닌'의 모습으로 녹아 있습니다.

 '재닌'은 시종일관 중립적 언사를 고수합니다. 보수주의자인 상원의원 '재스퍼 어닝'의 체제주의적, 이념주의적 발언들에 대해 팩트 중심적인 입장을 견지하며 조심스럽지만 날카로운 눈썰미를 보여줍니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등장했던 '미란다'의 부드럽고 정의로운 버전이라고 하면 표현이 맞을지 모르겠네요.




 톰 크루즈, 스크린에서는 투 썸즈 업(Two Thumbs Up)!

 톰 크루즈는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로 매우 잘 알려진 배우입니다.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 이외에도 골든글러브 남우주연상을 안겨준 [제리 맥과이어](1997)를 비롯하여 [마이너리티 리포트](2002), [라스트 사무라이](2003), [우주 전쟁](2005)을 비롯하여 최근에는 [작전명 발키리](2008)와 [락 오브 에이지](2012)까지 다양한 영화에서 다양한 연기를 선보인 최고의 배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연기력은 물론 흥행력까지 갖춘 헐리우드 탑 배우입니다.

 그러나 톰의 평소 모습은 약간 이상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이언톨로지 라는 신흥종교로 개종한 이후 세 번째 부인인 케이티 홈즈(Katie Holmes)와도 종교적 문제로 이혼할 만큼 사이언톨로지교에 대한 그의 신봉(?)은 상상 이상의 수준인 듯 합니다. 케이티 홈즈의 말을 빌리면, 톰은 케이티 홈즈와의 사이에서 낳은 딸 수리를 사이언톨로지교에 입교시키려고 했다는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톰의 연기력은 출중하며, 스크린에서 그가 보여주는 열정과 매력은 그야말로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서양인으로는 작은 키임에도 불구하고 발군의 연기력과 멋진 마스크로 스크린을 휘어잡는 연기자입니다. 톰은 그가 가진 그의 매력을 [로스트 라이언즈]에서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평소 그의 모습과도 일부 닮아있는 '재스퍼 어빙 상원의원' 역이 그에겐 아주 잘 맞는다고 하겠습니다.

 상원의원 '재스퍼 어빙'은 보수적인 사상가에 가깝습니다. 하버드-웨스트포인트의 엘리트 코스를 밟은 강력한 보수주의 사상가입니다. 안보가 모든 것 보다 최우선이라고 말하지만 어딘가 미심쩍은 부분이 적지 않습니다. '재닌'이 대선을 언급하자 자신은 대선에 출마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말합니다. 이 대사는 '토드'와 '스티븐' 교수의 대화에서 '토드'가 정치학을 맹비난하는 장면과 연결됩니다.




이건 뭔가, 시작부터 정치적 냄새를 풍긴다

 영화의 배경은 이라크전 발발 후 6년이 지난 미국입니다. 이라크전에 대한 뉴스 보도와 함께 영화가 시작됩니다. 티그리트와 바그다드에서 사망한 미군의 이야기가 보도되면서, 이라크전에서 사망한 군인들이 3천 5백명이라는 다소 범상치 않은 내용으로 시작하고 있습니다. 이 장면을 무심한 듯 시크하게 관람하고 있는 한 젊은이가 등장합니다. 이 젊은이가 '토드 헤이즈' 입니다. 총기있는 눈에서 '타락한 모범생' 이미지가 느껴지는 그는, 그저 무표정한 눈으로 화면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는 정치에 무관심한, 혹은 정치인들의 거짓에 가득찬 모습들에 실망을 느끼고 정치에 관심을 끄기로 작정한 수많은 대중들을 상징하는 인물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다분히 정치적 냄새를 풍기는 이 영화는, 크게 세 군데의 장소에서 진행되는 서로 다른 여섯 명의 상황을 번갈아가며 보여주는 형태로 전개됩니다. 미 상원의원인 '재스퍼 어빙' 의원과 기자인 '재닌' 간의 의원실에서의 대화, 정치학 교수 '스티븐 말리'와 그의 제자 '토드 헤이즈' 간의 교수실에서의 대화, 마지막으로 역시 '스티븐 말리' 교수의 제자로 아프간 파병에 자원한 '어니스트 로드리게즈'와 '아리안 핀츠'의 전장에서의 상황이 번갈아가면서 등장합니다. 서로 다른 상황에서 서로 다른 시각으로 하나의 사건에 연결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꽤 노골적인 메시지와 함꼐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실 어떤 종류의 극에서든 직설화법으로 대중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은 유치하다는 느낌을 받기 마련입니다. 이를테면 주인공이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는 투표를 해야 해' 라고 말한다면, 누가 봐도 투표를 독려하는 메시지라는 것을 알 수 있을 테니까요. [로스트 라이언즈]에서는 이런 노골적인 메시지의 전달이 종종 등장합니다. 정치인들에 대해 비난하고 회의감을 토로하는 '토드', 참여할 것을 촉구하는 교수의 말 등에서 노골적 메시지들이 등장하죠. 그러나 이런 류의 이야기들이 그냥 유치하게 들리지 않는 이유는, 이 영화의 구조와 전개 방식 자체가 대화와 토론을 중심으로 펼쳐지기 때문입니다.


 명분 없는 전쟁에 대한 비난의 시각인가

 이해하기 나름이겠지만, 이 영화의 전개를 두루 살펴보면, 명분 없는 전쟁에 대한 비난의 시각이라기 보다는 명분 없는 전쟁이 일어나게 되는 배경에 대한 시각이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시각은 명분 없는 전쟁에 대해서만이 아니라 사회 전반적인 무관심의 분위기를 환기하기 위한 시도이기도 합니다.

 극중에서 '토드 헤이즈'의 자발적 참여를 고무하는 '스티븐 말리' 교수는 그 근거적 사례로 두 행동가 '어니스트'와 '아리안'의 이야기를 펼쳐냅니다. '어니스트'와 '아리안'은 '스티븐 말리' 교수의 정치학 수업을 듣던 학생들입니다. 그들은 발표 시간에 국가에 대한 국민의 참여를 주제로 발표를 합니다. 국민들은 국내의 문제들을 외면하고 있고, 그런 국가에 대한 외면이 문제를 더욱 크게 만든다는 발표입니다. 나라를 변화시키려면 국민들이 나라의 일에 참여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어니스트'와 '아리안'은 군 입대를 자원합니다. 그러면서 그들은 나라를 바꾸려면 나라를 바꿀 힘을 가져야 한다고 말합니다. '대학 나온 소수 민족 자원 입대자'의 타이틀이 앞으로 그들이 원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초석이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나라가 어려울수록 참여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아이러니한 점은, 이들이 소외계층의 소수민족 출신이라는 것입니다. 기득권과는 매우 거리가 먼, 자라면서 국가의 혜택을 받아본 적이 없는 이들이라는 사실입니다. '노블리스 오블리쥬'는 어디로 간 것일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자원입대 후 복학하고, 나라를 바꿀 힘을 갖겠다고 말합니다. 나라를 위해 봉사하겠다고 말합니다. '스티븐 말리' 교수는 '어니스트'와 '아리안'의 결정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너희가 만일 살아 돌아온다면(가능하겠지)' 이라고.




Lions for Lambs, 양떼를 위한 사자무리

 영화의 원제 [Lions for Lambs]에 대한 유래가 소개됩니다. '스티븐 말리' 교수가 말합니다. 2차대전 당시 영국군의 용맹함은 하늘을 찔렀으나, 우둔한 지휘관들 때문에 용맹한 영국군들이 죽어갔다고. 그래서 독일군이 이렇게 말했다고. '영국군은 우둔한 양들이 사자 떼를 이끌고 있다.'



 '어니스트'와 '아리안'은 소외계층민이지만 나라를 위해 봉사하겠다고 군 입대를 자원합니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관객은 이런 생각을 가지기 마련일 것입니다. '저런 사람이 나라의 지도자로 성장해야 할 텐데'라고 말이죠. 그러나 현실은 어떤가요. 화면은 하버드-웨스트포인트를 졸업하고 한 번도 전투에 나가본 적 없으며 젊은 나이에 인기몰이를 해 정치인이 된 '재스퍼 어빙' 상원의원의 집무실로 이동합니다. '재닌 로스'와의 인터뷰에서 전투에 참여한 적은 있냐는 질문에 '재스퍼'는 이렇게 답합니다. '첩보국에 있었으며, 전투보다는 첩보쪽에 뛰어났기 때문이다. 그게 잘못인가?' 라고요.

 잘못은 아닙니다. 병사들을 사지에 내모는 전략을 세운 장본인이 실제로는 전투에 참여 해 본 적이 없다는 것이 '모순'일 뿐입니다. 전투의 긴박함, 생사를 오가는 두려움, 전우의 죽음에 마음아파하는 병사들의 마음같은 것은 안중에도 없는 사람이 전략을 세우고 전쟁을 일으킨다는 점이 문제인 것입니다. 그러나 '재스퍼'는 당당합니다. 자신의 전략이 확실한 승리를 보장한다고 말합니다.

 무언가 '냄새'를 맡은 '재닌'은 '재스퍼'에게 묻습니다. '당신이 세운 전략이죠? 당신은 대통령으로부터 국방장관보다 더 많은 신임을 받고 있죠. 이 전략이 성공하면 당신은 대선후보 1순위가 되겠군요' 그러자 '재스퍼'가 대답합니다. '확실히 말해두죠. 난 대선 출마 안합니다' 라고. 이 부분은 영화 초반의 '스티븐 말리'교수와 '토드 헤이즈'의 대화 중 한 대사를 떠오르게 합니다. '대선 후보들은 후보 사퇴를 선언하고 어느 새 입후보한다' 라는 대사가 바로 그것입니다.


언론이여, 무엇을 말하는가

 '재닌'은 언론인 특유의 촉으로 '재스퍼'의 속셈을 간파합니다. 이전에도 수없이 사용되었던 정치적 목적의 '전략'이라는 사실을 깨닫죠. 이라크전에 대한 비난을 종식시키기 위해 국가적 위기상황을 가장해 전쟁을 일으키고, 그 승리를 빌미로 국민을 선동하려는 목적이 다분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재닌'은 이 기사를 '재스퍼'의 뜻대로 쓰길 원하지 않습니다. 베트남전 시대를 재탕하려는 그의 속셈을 눈치챘기 때문이죠. 하지만 물증같은 건 어디에도 없습니다. '재닌'은 이 전략이 젊은 병사들을 미끼로 이라크전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돌리려는 일종의 '쇼'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편집장은 그런 불편한 기사를 쓰기 원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재스퍼'의 전략이 테러범들을 응징할 좋은 계획같다고 말합니다. '옳은 일이라면 물 불 안가리던 사람은 어디갔느냐'는 '재닌'의 말에 '마흔 넘으니까 달라지더라'는 말로 답합니다. '재닌'은 계속 말합니다.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 노력이 없었기 때문에 언론이 지금같아졌다는 말과 함께, '혼자 싸우도록 둘 것이냐'는 말로 편집장을 종용합니다. 그러자 편집장은 계속 그런 식이면 그녀를 해고할 수 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사자들은 죽는다. 그러나 양들은 죽지 않는다.

 아프간에 파병된 '어니스트'와 '아리안'은 '재스퍼'가 세운 전략을 따라 고지선점을 위해 출격합니다. 그러나 정보는 잘못되었고, 기다리던 적군에 의해 소대는 큰 피해를 입고 '어니스트'와 '아리안'은 결국 죽고 맙니다.

 '스티븐 말리' 교수와의 면담을 마치고 돌아온 '토드 헤이즈'는 텔레비전을 봅니다. 방송에서는 연예계의 가십거리가 대서특필되고, 정치 관련 뉴스는 화면 하단에 자막으로 나오는 정도에 불과합니다. 자막에 다음과 같은 뉴스가 지나갑니다. '재스퍼 어빙 의원 사상 초유의 획기적인 군사전략으로', '미군, 아프간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 이라는 뉴스입니다. 그 과정에서 죽은 전사자들의 이야기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습니다.



 '어니스트'와 '아리안'은 사자로서 죽었습니다. 그러나 '재스퍼'는 양으로서 여전히 군림합니다. 그렇다면 '사자'는 옳고 '양'은 그른가요? '사자'와 '양'의 관계만 놓고 본다면 그렇습니다. 그러나 사실 여기엔 한 가지 빠진 것이 있습니다. '대중'이라는 부류입니다. 대중이 모두 '사자'가 되어 사회에 참여하고 관심을 갖는다면, '양'과 같은 기득권이 존재할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러니와 아이러니, 모순과 모순의 끊임없는 쳇바퀴

 모든 혜택을 받으며 기득권 세력으로 성장한 상원의원은 자신의 대선 행보를 위해, 당의 유익을 위해 새로운 전쟁을 일으킵니다. 그러나 국민의 참여 부족이 국내 문제를 키운다는 두 청년, 그들은 참여하기 위해 그 기득권이 일으킨 전쟁에 나가 목숨을 잃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대중들은 날라리 대학생처럼 정치에 대한 불신과 불만만 가득할 뿐 참여하려고 하지 않고 연예계 가십거리를 더 좋아합니다. 언론은 그런 대부분의 대중들의 욕구를 채우기 위해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기사만을 선호하며 대중의 정치를 향한 무관심에 일조합니다. 기득권은 언론과 대중의 무관심에 힘입어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나라를 주무릅니다. 참여하려는 국민들은 그들이 주무르는 정책과 전략에 참여하여 결국 죽어갑니다. 대부분의 대중들은 그런 모습을 보면서 불신과 불만을 토로할 뿐 참여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계속 반복됩니다. 민주주의 사회의 참담한 현재는, 모두의 공범죄입니다.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혹은 국가에게 무엇을 요구할 것인가

 [로스트 라이언즈]는 단순히 진보적 가치에 편향된 영화라고 할 수 없습니다. 진보냐, 보수냐, 혹은 보수냐, 진보냐를 논하기 전에 먼저 우리는 알아야 합니다. 어떤 정치적 행위도 개인의 이익을 위해서 자행되어서는 안되며, 국민도 국가에 무관심으로 일관해서는 안됩니다. 국가는 국민을 두려워하고 국민을 위한 정책을 펼치며, 국민은 국가에 관심을 가지고 국가에 봉사하는 이상적 모습을 함께 추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어떤 의미에서 [로스트 라이언즈]는, 특정 집단의 상황을 대변하기 보다는 사회 전반적인 문제에 대해 지적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민주주의가 봉착한 난관에 대해 조용히 지적하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는 사회주의의 몰락을 통해 민주주의의 우월함을 배웠습니다. 그러나 그 우월함에는 국가에 대한 사랑과 자발적 참여가 전제되어야만 한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 무관심합니다.


 우리는 '사자' 입니까, '양'입니까, 혹은 '대중입니까? 


[로스트 라이언즈](Lions for Lambs, 2007) 였습니다.